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은 단순히 ‘술 마시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무게를 견디며 서로에게 기대어 성장하는 세 여성의 초상화다. 각기 다른 직업과 성격을 가진 세 인물은 오늘날 30대 여성들의 현실과 진심을 그대로 비춘다. 이 글에서는 방송작가 안소희, 요가강사 한지연, 종이접기 유튜버 강지구, 세 인물이 보여주는 개성과 매력을 중심으로 그들이 대변하는 현대 여성의 자아와 감정의 다양성을 살펴본다.
안소희
안소희(이선빈)는 드라마의 중심 인물로,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다. 방송작가로 일하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친구를 챙기고, 감정을 표현하며,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다. 그녀는 “현실에 지지 않되, 마음의 온도를 지키는 사람”이다. 소희의 매력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깊이 공감되는 감정 표현에서 나온다. 그녀는 상처를 받으면서도 관계를 끊지 않는다. 친구가 실수하더라도, 상황이 꼬이더라도 “그래, 인생이 다 그런 거지”라며 웃어넘긴다. 그녀의 말과 행동은 단순히 긍정적인 게 아니라, 삶의 모순을 견디는 성숙한 유연함이다. 소희는 일과 인간관계 속에서 흔들리지만, 결국 사람을 향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이 점이 바로 그녀가 시청자들에게 “진짜 친구 같고, 진짜 나 같은 사람”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또한 그녀는 세 친구의 중심축이다. 한지연의 감정 폭발을 받아주고, 강지구의 침묵을 기다려주는 그녀는 관계의 온도를 조절하는 존재로서 서사의 균형을 이룬다. 현실과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면서도 결국 웃음을 되찾는 그녀는 ‘성숙한 어른’의 상징이다.
한지연
한지연(한선화)은 감정과 에너지의 결정체다. 요가강사로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중요시하지만, 그녀의 진짜 매력은 감정에 솔직하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태도다. 지연은 단순한 ‘술꾼’이 아니다. 그녀는 술을 통해 감정을 나누고, 억눌린 마음을 해방시키며, 삶의 무게를 웃음으로 녹인다. 그녀의 자유분방함은 주변에 활기를 불어넣고, 친구들에게도 ‘나답게 살아도 괜찮다’는 용기를 준다. 그녀는 상처를 숨기지 않는다. 울고 싶을 땐 울고, 화가 나면 분노하며, 사랑하면 주저하지 않는다. 그 솔직함이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행복이 뭐 어렵나, 오늘 맥주 한 캔이면 충분하지”라는 대사에서 그녀의 철학이 드러난다. 그녀는 삶의 순간을 진심으로 느끼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한지연은 ‘행복’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매일의 일상 속 선택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녀의 웃음과 에너지는 단순한 밝음이 아니라,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용기의 표현이다.
강지구
강지구(정은지)는 세 인물 중 가장 조용하고 내면적인 캐릭터다. 그녀의 직업은 종이접기 유튜버, 즉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예술가다. 겉보기엔 무뚝뚝하고 말이 없지만, 그녀가 종이를 접을 때의 집중된 시선과 섬세한 손놀림은 감정의 언어를 대신한다. 그녀는 종이 한 장으로 세상을 표현하고, 복잡한 마음을 차분히 정리한다. 지구의 매력은 내면의 정적에서 오는 안정감이다. 그녀는 감정을 말로 풀지 않지만, 작은 행동 하나로 친구를 위로한다. 소희가 고민을 털어놓을 때 묵묵히 들어주고, 지연이 흥분할 때는 조용히 술잔을 건넨다. 그녀의 종이접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비유다. 종이처럼 얇은 마음을 찢지 않고, 한 번 접을 때마다 상처를 모양으로 바꾼다. 그 과정은 치유이며, 회복이며, 자기 표현이다. 또한 유튜버라는 설정은 그녀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상징한다. 직접적인 소통은 서툴지만, 그녀의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은 위로를 얻는다. 그녀는 말보다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힐러형 인물이다. 강지구의 매력은 바로 “조용하지만 확실한 존재감”에 있다. 그녀는 세상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가장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인물이다.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의 세 주인공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생의 무게를 견디며 성장한다. 안소희는 현실 속 따뜻함, 한지연은 감정의 자유로움, 강지구는 내면의 평화와 치유의 상징이다. 이 세 여자는 술을 핑계로 모이지만, 결국 서로를 위로하고 지탱하는 진짜 가족이 된다. 그들의 이야기는 웃음과 눈물, 상처와 위로가 뒤섞인 현대 여성의 진짜 초상화다. 결국 이 드라마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삶이 힘들어도, 함께라면 우리는 다시 웃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웃음 속에는 세 여자의 진심과 우정이 빛처럼 스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