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드라마(조립식가족) vs 중국드라마(이가인지명)

by tturutturu 님의 블로그 2025. 9. 27.

드라마 조립식가족과 이가인지명 관련 이미지

한국과 중국의 드라마는 오랫동안 가족을 중요한 서사 축으로 삼아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통적인 혈연 중심 가족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다루는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 ‘조립식 가족’과 중국 드라마 ‘이가인지명’은 대표적인 예로, 모두 혈연이 아닌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러나 두 작품은 표현 방식과 강조점, 사회적 메시지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드라마를 가족 개념, 인물 관계, 시청자 반응 세 가지 측면에서 심층적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1. 가족 개념 – 선택된 가족 vs 대안적 가족

‘조립식 가족’은 제목처럼 ‘조립’하듯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가족을 이루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여기서 가족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선택과 책임으로 형성되는 공동체로 재정의됩니다. 결혼이나 출산으로 이루어진 전형적 구조가 아니라, 입양, 재혼, 비혼, 그리고 혈연과 무관한 동거 형태까지 반영됩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늘어나는 1인 가구와 비혈연 가족 형태를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녹여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는 가족을 운명이 아니라 ‘함께 살기로 한 선택’으로 묘사하며 현대적 의미를 부각합니다.

반면, ‘이가인지명’은 부모의 부재 속에서 성장한 세 아이가 하나의 집에서 살며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세 인물은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내며 서로를 의지하고 지켜주며 형제 같은 관계를 형성합니다. 중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혈연과 가문 중심의 가치관이 강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러한 틀을 벗어나 새로운 가족 형태를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조립식 가족’이 사회적 담론을 반영한 현실성에 가까운 메시지를 던진다면, ‘이가인지명’은 가족애와 치유를 강조한 감성적인 대안적 가족 서사에 더 무게를 둡니다.

2. 인물 관계 – 세대 중심 vs 또래 중심

‘조립식 가족’은 여러 세대가 한 공간에 모여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청소년, 청년, 중년, 노년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인물이 등장해 세대 간 갈등과 화해가 주요 줄거리로 이어집니다. 이를 통해 드라마는 단순히 가족의 형태가 바뀐 것을 넘어, 세대 간의 이해와 존중이 진정한 가족의 기반임을 강조합니다. 부모-자식 관계뿐 아니라 어른-청소년, 노인-젊은이 등 폭넓은 층위의 관계를 통해 다층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이가인지명’은 인물 구조가 훨씬 단순합니다. 핵심은 세 명의 청춘이 형제처럼 자라며 경험하는 우정, 사랑, 갈등, 그리고 성장입니다. 부모 세대의 부재와 상처는 배경으로 존재하지만, 서사의 중심은 청춘들 간의 관계입니다. 이 때문에 드라마는 성장극과 청춘 드라마의 성격을 강하게 띠며, 또래 집단 안에서 형성되는 가족적 유대에 집중합니다. 이는 중국의 젊은 세대가 공감하기 쉬운 방식이었고, 혈연이 아니더라도 서로를 가족처럼 여길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청춘 서사에 담아냈습니다.

3. 시청자 반응 – 사회 담론 vs 감성적 치유

‘조립식 가족’은 방영 당시 한국 사회에서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가족 형태가 사회적 이슈로 논의되던 시점에서, 이 드라마는 “가족의 본질은 혈연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제시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은 작품을 보며 현실 속 변화된 가족 형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고, 언론과 평론가들 역시 “현대 사회가 나아가야 할 가족 모델을 제시한 드라마”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즉, 이 작품은 감동을 주는 동시에 사회적 담론을 자극한 현실참여적 드라마였습니다.

반면, ‘이가인지명’은 중국 내에서 대히트를 기록하며 폭넓은 시청층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부모의 상처와 빈자리를 메워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많은 시청자에게 심리적 치유와 따뜻함을 전했습니다. 특히 가족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이 여전히 강한 중국 사회에서, 혈연과 무관하게 형성된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중국 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는 보편적 감동의 예로 평가되었습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혈연 중심 사회에서 이 같은 대안적 가족이 현실적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두 드라마는 모두 혈연을 넘어선 가족의 의미를 탐구하지만, 차이점이 분명합니다. ‘조립식 가족’은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여 다양한 연령대와 형태의 가족을 보여주며, 세대 간 이해와 존중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가인지명’은 청춘들의 또래 유대를 통해 감성적 치유와 가족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한국 드라마는 현실과 사회적 담론을, 중국 드라마는 감정과 보편적 치유를 중심에 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가족은 반드시 피로 맺어질 필요는 없다”는 공통된 메시지를 전하며, 동아시아 드라마가 전통적 가족 서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